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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MLB+] 필라델피아의 리얼무토 영입이 의미하는 것

  • 기사입력 2019.02.08 11:30:04   |   최종수정 2019.02.08 11: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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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 리얼무토(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J.T. 리얼무토(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올겨울 수많은 관심을 모았던 포수 J.T. 리얼무토(27)의 행선지가 마침내 확정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8일(한국시간)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마이애미 말린스로부터 리얼무토를 영입했다"고 전했다. 필라델피아는 리얼무토를 영입하는 대가로 마이애미에 포수 호르헤 알파로와 우완 투수 유망주 식스토 산체스, 좌완 투수 유망주 윌 스튜어트와 국제 계약금 보너스풀 25만 달러(약 3억 원)를 내줬다.

 

리얼무토는 2010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전체 104번째로 마이애미(당시 플로리다 말린스)에 지명됐다. 4년간 마이너리그에서 기량을 갈고닦은 그는 2014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2015시즌부터 마이애미의 주전 포수를 차지했다. 이후 리얼무토는 빅리그에서도 성장을 거듭하며, 현역 최고의 포수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2018시즌에는 125경기 21홈런 74타점 타율 .277 OPS .825 WAR(기여승수) 4.8승으로 커리어 하이를 달성하면서 올스타에 선정됐으며, 리그별로 동 포지션에서 최고의 타격 능력을 갖춘 선수에게 주어지는 실버슬러거도 수상했다.

 

시즌 종료 후 리얼무토가 트레이드 시장에 나왔을 때 수많은 팀이 그에게 관심을 보였던 이유다. 하지만 대부분 구단이 제시한 대가는 마이애미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리얼무토 트레이드는 오랫동안 정체되어 있었다. 그러나 콧대 높던 마이애미도 최상위권 투수 유망주 산체스를 포함한 필라델피아의 제안은 거절하지 못했다.

 

식스토 산체스(영상=MLB.com) 식스토 산체스(영상=MLB.com)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태어난 산체스(20)는 만 16세였던 2015년 필라델피아와 3만 5천 달러에 계약했다. 입단 당시부터 비공식 구단 최고 구속 신기록을 수립한 그는 미국 본토로 건너온 이듬해부터 많은 스카우트를 놀라게 했다. 2016년 만 17세의 나이로 5승 무패 54.0이닝 평균자책점 0.50을 기록하며 걸프 코스트리그를 폭격한 것이다.

 

산체스는 평균 100마일(약 161km/h), 최고 102마일(약 164km/h)에 이르는 '제구되는 빠른 공'을 던진다. 빠른 공을 던지는 어린 투수 유망주 대부분이 제구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생각했을 때, 이는 특별한 재능이 아닐 수 없다. 더욱 놀라운 점이 있다면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수련하기 시작한 커브볼과 체인지업 역시 뛰어난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스카우트이 산체스를 가리켜 호세 페르난데스 또는 페드로 마르티네스를 연상시킨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이를 바탕으로 산체스는 2019 전체 유망주 랭킹에서 <베이스볼아메리카> 기준 13위, MLB.com 기준 27위에 선정됐다. 만약 키(183cm)가 조금만 더 크거나, 2018년 팔꿈치 염증에 시달리지 않았더라면 그는 우완 최고 유망주로 선정될 수도 있었다.

 

여기에 더해 지난 시즌 포수로서 108경기 10홈런 37타점 타율 .262 OPS .731 WAR 2.1승을 기록하며 마침내 유망주 시절 받았던 기대에 조금씩 부응하기 시작한 알파로(25), 비록 구속은 평범하지만 지난 시즌 싱글A에서 8승 1패 113.2이닝 평균자책점 2.06을 기록한 스튜어트(20)를 넘겼으니 마이애미로서도 구미가 당기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이들이 잘만 성장한다면 마이애미는 마지막 남은 팀 내 최고의 선수를 같은 지구 팀에게 넘긴 걸 후회하지 않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번 트레이드의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리얼무토와 그를 영입한 필라델피아다. 

 

 

 

리얼무토는 앞서 언급한 표면적인 성적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한 포수이지만, 그의 진정한 가치는 자세히 들여볼수록 더 빛을 발한다. 리얼무토의 타격 성적은 지난 시즌 파크팩터(park factor, 구장에 따른 득점 증감 효과) 0.747, 홈런팩터(구장에 따른 홈런 증감 효과, 평균은 1이다) 0.650로 두 가지 부문에서 모두 꼴찌였던 말린스 파크를 홈으로 쓰면서 기록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 시즌 그는 홈에서 타율 .269 8홈런 29타점 OPS .773을, 원정에서 타율 .283 13홈런 45타점 OPS .870을 기록했다. 따라서 지난해 기준 파크팩터 1.042(전체 12위), 홈런팩터 1.190(전체 4위)였던 필라델피아의 홈구장인 시티즌스 뱅크 파크를 홈으로 쓴다면 마이애미 시절보다 더 좋은 타격 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일각에서 그의 유일한 약점이라고 지목받는 프레이밍(framing, 미트질에 의한 볼판정 이득) 능력 역시 과장되어 있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프레이밍에 의한 볼판정 이득은 포수 못지 않게 투수의 능력도 중요하다. 스트라이크에 근접한 볼이 많을수록 볼을 스트라이크로 만들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해 마이애미 투수진은 최고의 투수 친화 구장인 말린스 파크를 홈으로 쓰면서도 평균자책점 4.76(전체 25위)에 그쳤고, 9이닝당 볼넷 비율은 3.78개(전체 4위)에 달했다. 따라서 리얼무토의 프레이밍 지표가 나쁜 것은 (물론 최상위권 포수에 비해선 부족한게 사실이지만) 전적으로 그의 탓이라고만은 볼 수 없다.

 

이런 리얼무토를 영입함으로써 필라델피아는 올 겨울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의 치열한 전력 보강 경쟁에서 한 발짝 앞서 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필라델피아의 리얼무토 영입을 주목해야 할 이유는 이뿐이 아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예상 라인업

 

포수 J.T. 리얼무토

1루수 리스 호스킨스

2루수 세자르 에르난데스

유격수 진 세구라

3루수 마이켈 프랑코(+매니 마차도?)

좌익수 닉 윌리엄스(+브라이스 하퍼?)

중견수 오두벨 에레라

우익수 앤드류 맥커친

 

이번 트레이드에 앞서 필라델피아는 외야수 앤드류 맥커친, 유격수 진 세구라, 불펜 데이빗 로버트슨을 영입하며 전력을 끌어올린 상태였다. 여기에 더해 리얼무토까지 영입하면서 필라델피아는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진지하게 노려볼만한 전력을 구축하게 됐다. 그러면서 필라델피아는 'FA 최대어' 브라이스 하퍼와 매니 마차도에게도 매력적인 팀이 됐다.

 

또한, 올겨울 있었던 수많은 전력 보강에도 불구하고 <베이스볼레퍼런스>를 기준으로 필라델피아의 2019시즌 연봉 총액은 약 1억 3160만 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필라델피아가 얼마든지 사치세 기준선(2019시즌 기준 2억 600만 달러) 근처로 연봉 총액을 끌어올릴만한 빅마켓 구단임을 고려한다면 그들은 하퍼와 마차도를 모두 영입할 수 있는 여력이 남아있다.

 

남은 오프시즌 동안 필라델피아가 둘 중 한 명, 또는 둘 다 영입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얘기다. 그리고 만약 그것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2019시즌은 마지막 지구우승을 차지했던 2011시즌 이후 7년간 암흑기를 겪었던 필라델피아에겐 새롭게 도약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이는 오랜 암흑기를 버텨야 했던 필라델피아 팬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현우 기자 hwl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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