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의 MLB+] 김현수의 입지, 관건은 수비력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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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MLB+] 김현수의 입지, 관건은 수비력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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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1.09 15:20:25 | 최종수정 2017.01.09 1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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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 오리올스 외야수 김현수(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외야수 김현수(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엠스플뉴스]

 

지난 주말, 탄탄대로처럼 보였던 2017년 김현수의 입지에 변화가 생길지도 모르는 일이 생겼다.

 

8일(이하 한국시간)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시애틀 매리너스에 선발 투수 요바니 가야르도를 내주고 외야수 세스 스미스를 영입한 것이다. 스미스는 통산 1138경기에 출전해 타율 .261, 113홈런, 426타점을 기록 중인 베테랑 좌타 외야수다. 지난해엔 주로 우익수(74경기)에 출전해 타율 .249, 16홈런, 63타점을 기록했다.

 

지금 볼티모어의 외야진 구성대로라면 김현수(좌익수), 애덤 존스(중견수), 스미스(우익수)가 주전 외야수로 조이 리카드와 다리엘 알바레즈가 우타 백업 외야수로 예상된다. 따라서 스미스의 영입 자체는 김현수의 입지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 문제는 볼티모어가 여전히 주전급 우타 외야수를 영입할 가능성이 남았다는 점이다.

 

9일 댄 듀켓 볼티모어 단장은 MLB 네트워크 라디오에 출연해 이적 시장 관련 이슈에 관해 입을 열었다. 듀켓이 언급한 선수는 총 3명. 바로 마크 트럼보와 호세 바티스타, 그리고 제이슨 해멀이다. 이 가운데 선발 투수인 해멀을 제외하면 나머지 두 명이 우타 외야수다. 물론 바티스타 영입에 대해선 부정적인 뉘앙스로 답변했지만, 트럼보와의 재계약 가능성은 여전히 남았다.

 

그렇다면 만약 볼티모어가 트럼보와 재계약을 맺게 됐을 때, 김현수의 입지엔 어떤 변화가 생기게 될까.

 

트럼보 영입은 김현수의 입지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을 것

 

2016년 AL 홈런왕 마크 트럼보(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2016년 AL 홈런왕 마크 트럼보(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볼티모어가 트럼보와 재계약을 맺는다면, 2016시즌 AL 홈런왕(47홈런)인 트럼보는 상대 투수를 가리지 않고 풀타임 출전이 예상된다. 트럼보는 2016시즌 주로 코너 외야수로 출전했다. 만약 트럼보가 외야수로 출전할 경우 2016시즌 우투수를 상대로 주로 출전했던 김현수와 스미스의 출전 시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트럼보가 우익수로 출전하는 경기에선 김현수나 스미스 가운데 한 명만 좌익수로 출전할 확률이 높다. 그리고 둘 중에선 경험이 많고, 연봉이 높은 스미스가 우선순위를 부여 받을 확률이 높다. 김현수가 더 많은 경기에 출전하길 바라는 한국팬들에겐 아쉬운 일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시즌 페드로 알베레즈가 주로 맡았던 지명타자 자리가 비어있기 때문이다. 재계약을 맺더라도 트럼보의 예상되는 주된 포지션은 지명타자(또는, 주전 1루수 크리스 데이비스가 쉬는 날엔 1루수)다. 일찍이 MLB.com은 트럼보를 1루/지명타자에 적합한 선수로 분류했다. 따라서 트럼보와의 재계약은 김현수나 스미스의 출전 시간엔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사실 2016시즌 메이저리그에서 김현수가 보여준 공격력은 (비록 대부분이 우투수를 상대로 얻어진 것이라고 하더라도) 현지에서도 재평가되는 추세다. 지난해 12월 3일 야구통계사이트 팬그래프의 필진 제프 짐머맨은 '김현수에 대해 스탯캐스트 데이터가 누락하고 있는 것'이란 칼럼을 통해 "누락된 타구속도 정보로 인해 김현수의 평균 타구속도엔 거품이 껴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김현수의 2017년 성적으론 400타석 기준 타율 .282, 출루율 .352, 10홈런, 44타점을 예상했다. 거품이 껴있어서 내려갈 타격 성적이 이 정도면 말 다했다. 한편, 지난 6일 팬그래프의 필진 토니 블렌지노는 김현수를 2016시즌 타구속도와 타구종류, 그리고 볼넷/삼진 비율을 살펴봤을 때 AL 좌익수 가운데 가장 높은 컨택 능력(124점)을 갖춘 타자로 꼽기도 했다.

 

이런 공격력을 고려했을 때 김현수의 입지는 생각보다 탄탄하다. 오히려 현시점에서 김현수의 출전 시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건 트럼보의 영입보단 다른 데 있다. 바로 듀켓 단장이 인터뷰를 통해 "(트럼보의 영입을 통해 파워를 보강하는 것보단) 외야 수비 향상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 대목이다. 

 

김현수의 입지, 관건은 수비력의 향상

 

2016시즌 메이저리그 좌익수의 수비 스탯(최소 수비이닝 600이닝 이상). 김현수는 UZR -7.1로 꼴찌에서 두 번째를 기록했다(자료=팬그래프닷컴) 2016시즌 메이저리그 좌익수의 수비 스탯(최소 수비이닝 600이닝 이상). 김현수는 UZR -7.1로 꼴찌에서 두 번째를 기록했다(자료=팬그래프닷컴)

 

높은 출루율을 기반으로 한 강력한 공격력과는 달리, 2016시즌 김현수의 수비력은 좌익수로서 낙제 수준에 가까웠다. 김현수는 좌익수로 600이닝 이상 수비를 한 선수 가운데 두 번째로 낮은 UZR(Ultimate Zone Rating, 수비 범위를 '주된' 기반으로 한 득실점 기여도)인 -7.1점을 기록했다. 이는 150경기로 환산했을 시 팀에 무려  -17.4점에 달하는 손해를 끼쳤다는 뜻이다.

 

이런 이유로 김현수는 wRC+(조정득점창출력, 100이 평균) 119로 AL 좌익수 가운데 5번째로 높은 공격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WAR(대체선수대비기여승수)는 0.9승에 불과했다. 비록 플래툰으로 95경기 출전에 그쳤다곤 하나, 공격지표와 수비지표를 종합적으로 봤을 땐 주전급 선수의 기준이라 할 수 있는 2.0승에 절반에도 못 미쳤다는 뜻이다.

 

물론 수비 스탯은 현재까지 여러 면에서 '불완전한 지표'다. 특히 표본 크기가 작을 경우엔 왜곡되기도 한다. 하지만 김현수의 수비는 수비 스탯을 떠나 현장 평가 역시 좋지 않았다. 만약 김현수가 수비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트럼보 재계약을 떠나서 (상대적으로 수비 평가가 좋은) 리카드나, 다리엘 알바레즈에게 출전 시간을 뺏길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2017년 김현수가 출전 시간을 더 확보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수비력(특히 수비 범위)의 향상이다. 과연 김현수는 이번에도 주어진 숙제를 극복해낼 수 있을까. 타격과는 달리 신체적인 재능이 더 중요한 수비지만, 갖은 시련 속에서도 끝내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던 김현수의 2016시즌을 생각해보면 마냥 불가능한 숙제는 아니다.

 

 

 


이현우 MLB 전문기자 hwl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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