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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순에게 돈을 뜯겼다.' 과연 그럴까요

  • 탐사보도 그 후 | 등록일 2017.08.30 13: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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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엠스플뉴스 박동희 대표 기자입니다.


그간 안녕을 기원드립니다.


오늘 검찰발 소식으로 ‘비위심판’ 최규순에게 돈을 준 구단들이 추가 공개됐습니다.


넥센 히어로즈, 삼성 라이온즈가 해당 팀들입니다. 두 팀은 지난해 8월 KBO로부터 “최규순에게 돈을 준 사실이 있으면 자진신고해달라”는 공문을 받았을 때 “없다”라고 답했던 구단들입니다. 하지만, 1년 만에 두 팀의 증언은 검찰 수사를 통해 거짓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와 관련해 연일 수사에 박차를 가하는 검찰 관계자분들께 응원의 박수 보냅니다.


검찰발 소식을 들으며 엠스플뉴스가 품은 의문점은 3가지였습니다. 첫 번째, 과연 최규순이 받은 금액이 3천만 원이었겠느냐. 두 번째는 두산, KIA, 넥센, 삼성 4개 구단 외 다른 공적인 야구 단체나 야구인은 포함되지 않았느냐. 세 번째, 이 4개 구단에 ‘돈을 뜯겼다’는 표현을 쓰는 게 온당하냐는 것입니다.


첫 번째는 최소 3개 이상 계좌에서 나온 금액의 총합이 3천만 원일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는 것입니다. 엠스플뉴스가 1개의 계좌에서 확인한 금액만 1천500만 원이 넘습니다. 무엇보다 이 계좌를 통해 들어온 금액이 1천500만 원이 전부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다른 계좌는 열어보지도 못했습니다.


혹시 1개 계좌에 들어온 금액의 총합만을 언급한 건 아닐까요? 아니면 아직 수사 중이라 총액이 나오지 않은 건 아닐가요?


두 번째 역시 좀 더 사태의 추이를 기다려볼 필요가 있습니다. 4개 구단과 함께 판정에 ‘이익’을 기대한 야구 지도자가 또 있을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는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최규순에게 돈을 준 구단을 ‘돈을 뜯겼다’고 표현한다면 구단들은 당연히 피해자가 됩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지금까지 사건 전개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최규순이 돈을 요구한 건 구단 사장, 단장, 운영팀장 등 구단 내 고위급 인사들입니다. 엠스플뉴스 취재 과정에서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최규순이 원체 힘이 센 심판이라, 혹시나 판정에 도움을 받을까 싶은 기대감으로 돈을 준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피해자라고요?


만약 이 논리가 성립한다면 경영권 승계작업에 대한 ‘묵시적 청탁’으로 징역 5년형을 선고받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공여 사건은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진보 정론을 표방하는 곳에서 최규순에게 돈을 건네 준 구단들을 가리켜 ‘돈을 뜯겼다’고 표현한 걸 보고 고갤 갸웃한 이는 엠스플뉴스만이 아닐 것입니다.


엠스플뉴스는 ‘최규순 사건’을 계속 추적할 것입니다. 이 문제를 명명백백 바로 잡지 않으면 KBO리그는 매번 축소, 은폐, 조작, 거짓말이 판치는 ‘부정의한 리그’로 남을 게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1982년부터 2017년까지 지속해온 거대한 그들만의 카르텔과 적폐는 이제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질 때가 됐습니다.


엠스플뉴스에 지속적으로 KBO리그 관련 기사 중단을 종용했던 한 야구인이 이런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엠스플뉴스 덕분에 야구계가 바로 잡히게 됐다’고요.


아닙니다. 말은 바로 해야 합니다. 엠스플뉴스 덕분에 ‘야구계가 바로 잡힌 게 아니라’ 야구를 사랑하는 수많은 이의 관심과 노력으로, 이제야 야구계가 바로 잡힐 기회를 맞은 것입니다. 그리고 ‘비정상의 야구’를 바로잡아 팬들에게 ‘정상의 야구’로 되돌려주려던 의식 있는 정치인과 정부의 노력으로 야구계가 비로소 바로 잡힐 기회를 맞이한 것입니다.


무엇보다 아직 야구계는 바로 잡히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KBO는 철저히 조사하거나 책임지려는 자세보단 모르쇠와 유체 이탈 화법으로만 일관하고 있습니다.


제가 그분에게 보내려던 답신은 이러했습니다.


‘그걸 아셨으면 왜 일찍 도와주지 않으셨습니까.’


하지만, 답장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이미 그분은 엠스플뉴스를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도왔기 때문입니다. 엠스플뉴스에 대한 갖은 악선전과 마타도어 그리고 ‘뒷조사’ 운운하며 그분이 우릴 압박했기 때문에 엠스플뉴스 기자들이 더 용기를 내 취재에 정진할 수 있었던 게 사실이니까요.


엠스플뉴스는 오늘 칭찬받아도 내일 비난받을 수 있습니다. 그것이 언론의 운명이자 기자의 숙명이라 믿습니다. 엠스플뉴스 기자들이 취해야할 바른 태도는 늘 반성하고, 반성 속에서 교훈을 찾으며, 우리가 무엇을 해야할지 잊지 않는 것이라고 봅니다.


엠스플뉴스의 그간 기사에 성원과 격려 그리고 따끔한 질책과 비판을 들려주신 야구 팬 여러분과 야구 관계자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 올립니다. 앞으로도 엠스플뉴스는 죽을 힘을 다해 야구계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겸허한 마음으로 취재하겠습니다.


8월 31일 엠스플뉴스 페이스북 라이브와 기사를 통해 ‘최규순 사건’의 나머지 진실, 삼성-넥센 취재편을 전달해드리도록 준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올더케이샵_2019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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